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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3 - 단식존엄사

zzomi 2024. 11. 23. 13:37




오믈렛과 사워도우 빵. 빵은 왜이렇게 맛있을까.

바질잎은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애매하게 남은거 조금 더 두면 보내드려야 할 것 같아서.

 

 

 

 

 

누워서 옆구리긁으며 왔냐? 하는 거 같아서 너무 킹받음ㅋㅋㅋ





단식존엄사. 최근 읽은 책 중 많이 인상깊었던 책. 저자의 부모님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병과 싸우는... 이라기 보다는 함께 하는 이야기, 죽음을 맞이하는 여러가지 방법, 존엄사 또는 안락사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까지 이어지는 내용인데, 나는 엄마가 요양병원에서 일하셔서 연명치료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서 더 관심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안락사나 존엄사가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병원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 살아만 있는 상황을 거부한 엄마는 스스로 방법과 시기를 정하고 점점 음식의 섭취를 줄여가며 생의 마지막을 본인이 정한 대로 맞이한다. 당연히 아름답고 평온하기만 한 것은 아니고 그에 따른 고통도 분명 존재하지만 스스로가 원하는 방식으로 삶을 마무리지을 수 있다는 게 이상적으로 느껴졌다. 책에 나오는 이 경우는 엄마 본인의 의지가 강하고 딸의 직업이 의사라서 적절한 실행과 케어가 가능했기에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었으므로, 사실 누구든 본인이 가장 편안한 방법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와 장치가 있어야하지 않을까. 늘 생각하는 건데 생명을 유지하는 데 따르는 불편과 괴로움은 고려하지 않고 오직 살려두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는 의학이 이렇게나 필요할까 싶음...

 

또 좋았던 부분은 생전장례식, 돌아가시기 전까지 집에서 가족과 일상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엄마와 가족들이 천천히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을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우리로서는 어머니가 인생의 마지막 길에서 람과 죽음이라는 마지막 레슨을 해주신 것 같았다. 죽음은 이처럼 평온할 수 있기에 미지에서 오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사라졌다. 그래서 살아 있는 시간을 소중히 잘 활용해야 겠다는 생각과 함께 후회 없이 용감하게 죽음을 마주하게끔 했다." 생각해보면 사실 이미 떠난 사람의 장례식이란... 죽음의 당사자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절차이니까 당사자를 위한 장례식, 잘 떠내고 잘 보내주는 시간이 정말이지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 사회는 죽음을 터부시하며 삶의 마지막 계획과 의료적 결정에 대해 미리 가족들과 이야기하지 않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대부분 허둥지둥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한다." 아닌 게 아니라 엄마랑도 나중에 크게 아프거나 하면 연명치료는 하지 않을 것 정도만 이야기했지만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본 적은 없다. 그나마... 경제적인 얘기(집문서나 보험증서, 각종 통장 뭐가 있고 어디에 두었는지 같은 것)를 조금 해두기만 했지. 그치만 역시 이런 주제에 대해 엄마랑 얘기하는 건 좀 무섭긴 하다. 그리고 아마도 갑작스런 사고가 없다면 내가 가장 먼저 맞이할 내 가족의 죽음은 쪼롱이가 될텐데,, 고양이랑은 인사를 우째 해야할까요,,.